겨드랑이 땀과 냄새를 가리기 위해 데오드란트나 땀억제제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매일 사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이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바로 데오드란트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데오드란트 속 일부 유해 성분이 암을 유발하고, 특히 겨드랑이에 가까운 유방에 암이 발생할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그런데 최근 데오드란트를 사용하는 이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땀억제제나 데오드란트와 같은 탈취제가 유방암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
데오드란트, 유방암 발생과 관련 없어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는 2022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7건의 환자대조군 연구를 메타분석 했다. 그 결과, 땀억제제나 데오드란트 같은 탈취제를 사용해도 유방암 위험성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땀은 원래 물, 전해질, 단백질 등으로 이루어진 무취의 액체지만, 겨드랑이에 서식하고 있는 세균에 의해 휘발성의 악취를 풍기는 화합물이 생성되며 냄새가 난다. 때문에 데오드란트에는 땀을 억제하거나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성분이 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은 실험 및 동물 연구를 통해 유전독성 및 에스트로젠 작용을 활성화함으로써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그러나 명승권 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7건의 유방암 환자와 정상인을 비교한 환자대조군 연구를 종합하여 메타 분석한 결과,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하며 “그동안 땀억제제나 데오드란트를 주로 사용하는 겨드랑이에 가까운 유방의 상외부에 유방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논란이 제기되어 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명교수는 “피부로부터 흡수되는 알루미늄의 양이 극히 적으며, 이 정도의 양으로는 유전독성을 일으켜 유방암을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설명한다.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역시 이번 메타분석에 포함된 2002년과 2006년에 발표된 두 편의 연구를 근거로 땀억제제나 데오드란트가 유방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명승권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환자대조군 연구는 연구설계 자체의 제한점이 있어 전향적 코호트 연구, 즉 대규모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한 후 수십 년 뒤에 비교 연구를 시행해 이번 결과를 확인해 봐야 한다”며 이번 연구의 제한점과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주의 사항 지켜 피부 자극 최소화해야이번 연구로 데오드란트를 사용할 때 유방암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데오드란트는 잘못 사용하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데오트란트는 스프레이, 스틱 등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모든 제품은 겨드랑이를 완전히 말린 후에 사용해야 한다. 데오드란트 성분 중 하나인 알루미늄클로로하이드레이트는 수분과 만나면 염산을 만들어내 피부에 자극할 수 있어서다. 같은 이유로, 데오드란트를 바른 후에는 완전히 말리고 옷을 입는 것이 권장된다.아울러, 데오드란트는 제모제와 동시에 사용해선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제모제의 주요 성분인 티오글리콜산은 발진, 알레르기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데오드란트와 동시에 사용해선 안 된다. 아울러 제모한 후 예민해져 있는 피부나 상처가 있는 부분에 데오드란트를 사용하면 색소 침착이나 흉이 남을 위험도 있다. 따라서 제모제를 사용하고 적어도 24시간 이상 지난 후에 데오드란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이러한 점에 주의하면서 설명서에 표기된 주의 사항을 잘 지켜야 한다. 우선 권고한 적정 사용횟수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눈 주위, 점막 등에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프레이형 제품을 사용할 경우에는 동일한 부위에 연속해서 3초 이상 분사하지 말고, 피부에서 15cm 이상 떨어뜨려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프레이형 제품은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바르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씻어내는 것이다. 데오드란트 성분이 남아있으면 피부염이 발생하거나 체취가 더 독해질 수 있다. 따라서 데오드란트를 사용한 날에는 비누나 바디워시를 이용해 겨드랑이를 꼼꼼히 씻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