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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은 착한 암? 이때는 다르다” 내과 의사 최성한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고 불린다.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를 믿고 방심하는 이들도 있는데, 방심은 금물이다. 갑상선암 역시 암이며, 방치 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암이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최성한 원장(소문난내과)은 "모든 갑상선암이 착한 것은 아니며, 역형성암 등 일부 사례에 경우 6~12개월 내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라고 말한다. 이어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일지라도, 방치하면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할 수 있다"라고 덧붙이며 초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갑상선암의 종류부터 예후, 치료법까지 최성한 원장에게 자세히 물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
q. 갑상선암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갑상선’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갑상선,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요?갑상선(甲狀腺)의 이름을 먼저 풀어보면, ‘방패 갑(甲)’, ‘모양 상(狀)’ ‘샘 선(腺)’으로 방패 모양의 샘을 뜻합니다. 그러나 실제 갑상선은 방패보다는 나비 모양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갑상선의 위치는 울대뼈라고 부르는 목에 툭 튀어나와 있는 연골인 ‘갑상선 연골’에서 2~3 cm 정도 아래입니다.갑상선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하여 혈액 속으로 분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영유아기의 성장과 지능 발달에 꼭 필요하며, 인체의 대사 과정을 조절하여 모든 기관에 기능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q. 갑상선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는지 궁금한데요.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확실한 원인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여러 연구를 통해 갑상선암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 것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방사선 노출입니다. 두경부 방사선 조사, 골수 이식을 위한 전신 방사선 조사 등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특히 방사선에 민감한 소아 시기에 두경부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두 번째는 가족력입니다.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성 종양 증후군에 이환된 가족이 있는 경우에서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증가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갑상선 유두암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환자의 3~5%가 가족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약 10%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q.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은 편이라 ‘착한 암’이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모든 경우에서 착한 암으로 남아있을지 궁금합니다.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리고, 치료 예후도 좋은 편이라 ‘착한 암’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별명 탓에 다른 암에 비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착한 암이라도 암은 암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는 커지고 진행을 하면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암과 동일합니다.갑상선암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모든 갑상선암이 착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갑상선암 중 역형성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예후도 6~12개월 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나쁘다고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착한 갑상선암도 오래 방치하면 착한 암의 성질을 잃어버리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고 해서 안심하면 안 되고요. 의심될 시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 시에는 의료진과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계획해야 합니다.q. 갑상선암 역시 초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짚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갑상선암을 의심해 볼 수 있나요?갑상선 연골과 쇄골 사이, 목 앞쪽에 덩어리나 종괴가 만져지면 갑상선암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특히 종괴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졌다면 반드시 갑상선암 여부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또한, 종괴와 더불어 목 주변에 림프절이 만져지는 경우에도 의심을 해봐야 하는데요. 그 외에 숨을 쉴 때 불편감이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 목소리에 변화가 있을 때도 갑상선암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증상은 갑상선암이 기도나 식도를 누르거나 목소리와 연관된 되돌이 후두신경을 침범해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그러나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습니다. 위의 증상들은 많이 진행된 갑상선암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증상만으로는 갑상선암을 의심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검진을 위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됩니다.q. 갑상선암은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질 것 같은데요.갑상선암은 기원이 되는 세포의 종류나 세포의 분화도에 따라서 나뉩니다. 갑상선에 정상적으로 분포하는 세포는 크게 여포세포와 부여포세포로 나누어지는데요. 여포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는 유두암, 여포암, 저분화암, 역형성암이 있으며 부여포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으로는 수질암이 있습니다. 다섯 종류의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암의 성격 및 예후가 다를 수 있지만, 치료의 큰 틀은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갑상선암의 1차 치료는 수술입니다. 수술로 갑상선암 조직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일부 정상 갑상선 조직도 함께 제거가 됩니다. 수술 후 갑상선암 병기에 따라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갑상선암의 1차 치료는 수술이며, 예후는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수술이 1차 치료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목 부위를 절개해야 하는 만큼, 흉터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갑상선암의 수술을 위해서는 목 중앙 부위에 가로 5cm 정도의 피부를 절개해야 합니다. 다행히 목 부위는 상처가 잘 나는 부분이고, 목의 주름을 따라 절개하기 때문에 1~2년 정도 지나면 상처가 서서히 연해지면서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됩니다.하지만 낫는 과정에서 상처가 함몰하거나 부풀거나 유착될 수 있습니다. 그중 상처가 부풀어 올라서 붉은 흉터가 남는 것을 비후성반흔, 켈로이드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상처는 눈에 잘 띌 수 있어 초기부터 적절한 상처 관리를 받는 게 좋습니다. 상처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스테로이드 등의 주사요법과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q. 그렇다면 흉터 말고 다른 후유증은 없을까요?수술 직후에 목소리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양하며, 대부분의 경우에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데요. 전신마취 수술 시 기도 삽관 튜브에 성대가 눌리면서 일시적으로 성대 운동성이 떨어져 발생할 수 있고요. 갑상선암 수술 중 성대 운동과 관련된 신경인 되돌이 후두신경에 손상이 일어나는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때는 회복이 오래 걸리고, 때로는 영구적으로 목소리가 변하기도 합니다. 또한, 갑상선암 수술 이후에 여러 원인으로 부갑상선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칼슘 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칼슘 저하증이 생기면 입 주위가 얼얼하거나 손발이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의 지속 기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며, 칼슘약을 섭취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q. 마지막으로, 수술을 받으면 갑상선암이 완치가 됐다고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재발 확률은 어느 정도 되는지요.미분화 갑상선암 같이 치료하기 어려운 암도 있지만, 갑상선암의 95%를 차지하는 분화암인 유두암, 여포암은 치료가 잘 되며, 초기에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합니다. 다만,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퍼질 가능성은 항상 있습니다. 갑상선암의 10년 재발률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10~30% 정도로 알려져 있고요. 갑상선암 환자는 대부분 장기 생존하는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재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수술 이후에도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 및 혈액 검사 등 정기 검사를 통해 재발 가능성에 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합니다.기획 = 백선혜 건강전문 아나운서도움말 = 최성한 원장 (소문난내과 내과 전문의)